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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넘어선 그녀들의 이야기> 당선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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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4-24 15:34 조회7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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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행여나 선착순 50명안에 못들까봐 서두르는 나를 보며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입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마음껏 입었고 먹었으며, 남들 손때 묻은 책 만지기도 싫어서 전공류 소설류 막론하고 죄다 yes24 총알배송으로 받아 읽던 나였다. (유복하건 아니었지만 싱글일때도 월급으로 일상생활, 문화생활, 가끔의 해외여행은 할 수 있는 평범한 월급쟁이였으니까)

돌아온 싱글이 되어 단촐한 내 가정을 오롯이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면서부터, 다음 달 월급이 나오기 전에 그 전 달 월급 탈탈 털어쓰던 Yolo(You Only Live Once)의 삶을 청산하고, 내 아이의 삶을 준비해 줄 수 있게 한 달에 20만원이라도 저축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부터 내 옷, 내 화장품, 내 책에는 엄청나게 인색한게 살아온지 벌써 햇수로 4년이다.

새 책 사 읽는 대신 그렇게 싫어했던 도서관 대여를 이용하다가 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새 책의 빳빳한 페이지를 넘기는 그 손맛이 어찌나 반갑던지 책 사이즈가 예상보다 너무 작아서 아쉽기까지 했다.

제목 그 자체로부터 나를 반성케 했던 “부모를 넘어선 그녀들의 이야기”. 나는 과연 한부모가정이지만, 평범한 양부모 가정만큼의 꽉 찬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했는지.. 삶의 고단함을 아이에게 푸는 어리석은 짓만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해놓고 그런 실수를 가끔 하지는 않았는지..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나를 돌아보게 했다. 100점 만점을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아이에게 부모의 권위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친구’와 같은 평등한 자세로, ‘엄마한테 혼날래?’가 아니라 ‘엄마랑 싸우지 말자’라는 말로써 어른과 아이가 동등한 관계이고자 노력했던 점과 같이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은 스스로를 칭찬해 주게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내 아이에게 평범한 가정을 만들어 주지 못했어. 어린 나이부터 시련을 겪게 했어’라는 자책을 베이스에 깔고 있던 나를 직면하고, “그럴 필요 없다. 잘하고 있는 부분은 앞으로 더 잘하고, 못하고 있는 부분은 개선해 나가자”하며, 글쓴 분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글을 쓰신 것처럼 나도 미래의 내가 되어 현재의 나에게 말을 걸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의 앞부분에 실린 사별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접할때는 (그 분들에게는 너무나 큰 실례되는 생각이지만) ‘차라리 나도 사별이었으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던 이혼 초기 시절 생각이 났다. 아이 양육비나 면접 때문에 이미 무너진 관계 속에서도 연락이 이루어져야하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닌 지옥의 연장을 사별하신 분들은 겪지 않으셔도 될테니라는 무엄한 생각을 가끔 했다. 신사적으로 서로 할 도리만 하면 참 좋겠지만, 면접 날짜나 방식을 조정할 때 의견이 갈릴때면 해소안된 예전 감정까지 튀어나와 예전 상처를 헤짚으며 진흙탕 싸움을 하곤 했으니... 서로 등을 지는 게 아니라 서로 사랑하며 안타까워하며 얼굴을 마주하고 헤어진 그 분들을 부러워하던 철없던 시절도 있었다.

이혼하신 분들이 쓴 글을 읽으며 정말 많이 공감했고, 같은 싱글맘으로서 큰 위안을 얻었다. 나도 최근에 마지막 읽은 책이 82년생 김지영이었는데, 윤자영씨의 이야기는 마치 내가 잠결에 쓴 글이 아닌지 싶을 정도로 동병상련의 힘을 주었다. (가진자가 가지지 못한 자의 어깨를 진심으로 두드려주어도 큰 위로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정말 부러웠다. 용납할 수 있는 범위의 단점을 가진 남편의 흉을 웃으며 동네 아줌마들과 떠드는 그런 일상이. 지지고 볶고 싸워도 아이가 아플때는 서로 돌아가며 연차를 내어 아이를 돌보는 그런 평범한 삶이 정말이지 눈물날만큼 부러웠다. 혼자서 모든 살림을 하다 보니 아이 입에서 “엄마가 밥하고 설거지 할 때 같이 놀 친구가 필요해. 동생 낳아줘”라는 말에 가슴이 무너져서, 그렇다고 집안일 할 때 아이를 티비에 방치하고싶지 않아서, 없는 살림에 50만원 넘는 세이펜과 세이펜 적용이 되는 전집을 할부로 충동구매하면서, 과거 강성 페미니스트를 자부하며 집안일과 육아은 남편이 아내를 ‘돕는’게 아니라 ‘같이 하는’거야라고 외쳤던 나조차도 “내가 설거지 외 온갖 집안일 얼마든지 할테니, 내가 집안일 할 때 아이에게 세이펜 대신 따듯한 음성으로 책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무등을 태워줄 수 있는 남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에게 놀라기도 했다.

그런 날이면 안 마시던 술을 한 캔씩 마시고 잠들곤 한지 몇 해가 지나다보니 순두부 멘탈, 유리 멘탈이었던 나도 이제 많이 강해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책을 읽고나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이 서평을 쓰면서 지난 몇 년간 머릿속에 복잡했던 생각들이 차분히 정리되는 느낌이다.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차이를 인정하고,

-그나마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섬세한 나와는 달리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쿨~한 성격으로

-내 아이가 건강히 잘 자라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주말동안 내 왕자님과 어떤 추억을 쌓으러 놀러갈지 업무 틈틈이 검색을 하며 지내는 내게

-‘괜찮아. 너 참 잘하고 있어.’라는 위로를 건네 준 이 책과,

-과거 힘들었던 시간을 이제 확실히 ‘과거’라고 선을 긋게 해줌으로써

-내가 나를 격려하고 인정하고 응원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이 책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실명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운, 어느 평범한 한부모 가정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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