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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동백꽃 필 무렵] 여성들의 집단성장서사로 읽는 드라마<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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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1-25 13:54 조회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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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잘 살고 있습니다. 동백(공효진)은 외지인이 적응하기 쉽지 않은 지방 소도시 옹산에 아무 연고없이 온다. 남편 없는 젊은 여자가 갓난아이를안고 온 것만으로도 입방아에 오를일인데 창문 없는 가게를 얻어 '까멜리아'라는 이름의 밥집겸 술집을 차렸다. 지역 주민 여성들은 경계한다. 혹자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프레임이 이 드라마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동백을 괴롭히는 여성들의 폭력에 대해 드라마가 무감하게 군다고 비판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가부장제는 여자를 서로의 경쟁자로 생각하게 하는 체제다. 남자들이 여자를 선별하고 선택하는 권리를 부여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자들이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하지만 여자들이 모두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 언제나 여자들이 피부양자였던 것도 아니다. 옹산의 여자들은 자력갱생은 물론 가족을 책임지는 생계부양자들로 나온다. 이들은 남자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단속’한다. 그래서 까멜리아는 옹산의 게장골목 여성 중심 유사친족경제공동체의 촘촘한 네트워크 바깥에서 유일하게 지역 주민 남자들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숨쉴 구멍이 된다. 눈엣가시가 될 만도 하다. 중요한 건 여자들이 서로 반목하는 것에 있지 않다. 만약 그 반목이 납작한 전형성 속에 있지 않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야기 안에서 설명되기만 한다면 동백이 즐겨쓰는 표현처럼 “대츠 오케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 반목 상태에서 드라마의 서사가 멈춰 있지않다는 데 있다. 동백이 겪는 고난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직업여성'일지도 모른다는 문화적 낙인이고 다른하나는 부모도 없고 남편도 없는 여성이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겪는 '비혼모'의 경제적 고난이다. 동백이 직업여성이 되지 않고도 아이를 혼자 키울 수 있는 건 창문 없는 까멜리아를 낮은 임대료로 빌려준 건물주 노규태(오정세)와 텃세를 막아준 곽덕순(고두심) 덕분이다. 하지만 이들이 동백의 구원자인 것은 아니다. 이들의 호의란 언제든지 거둬질 수 있는 불안정한 것. 동백이 변덕스러운 선의의 세계와 일상적인 악의의 세계에서 살아가면서도 타인에 대한 친절한 마음을 잃지 않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냥 가만히만 있는 건 아니다. 옹산 지역 주민들은 동백을 동네에서 왕따시키기도 하고, 땅콩 서비스를 요구하며 갑질을 하거나 때로는 성희롱까지 한다. 동백은 이 모든 일을 ‘치부책’에 써두고 필요한 순간에 꺼내든다. 동백에게 치부책이 있다고 알려지자 그동안 동백을 경계하던 여성들은 내심 환영하고 남편과의 불륜을 의심하던 변호사 홍자영(염혜란)은 동백을 돕겠다고 자처한다. 이 드라마는 이렇게 여자들 사이의 경쟁적 긴장관계와 적대적 마음이 어떻게 서로를 긍휼하게 여기고 연대하고 연민하는 상호성으로 변해가는지를 공들여 보여준다. 그리하여 드라마의 핵심 갈등은 용식(강하늘)과 동백이 서로를 마음에 품는 과정에서의 밀고 당기기도 아니고, 알고 보면 유명 프로야구선수가 아이의 친아버지였던 것도 아니며, 심지어 연쇄살인범이 드리운 그림자도 아니다. 이 드라마의 중심서사는 등장하는 여성들이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어떻게 거두는지에 맞춰져 있다. 원문보기 -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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