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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가 자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아확대 내지는 자아완성을 인간 최대의 명제로 제시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로렌스는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인물을 통해서 그녀들이 속해있는 시대와 세대의 특징은 물론이고, 시대와 세대간의 변모의 양상과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한 세대가 이루지 못한 열망과 꿈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여성의 독립과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수난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백공작」과 「무지개」에서 로렌스가 진솔하게 묘사하고 있는 여성의 자아추구의 열망과 至難한 과정은 한마디로 근·현대 여성사라 할만큼 농경사회에서 현대산업사회로 변모해가는 과도기 여성의 열망과 갈등 그리고 좌절로 점철된 자아확대 내지는 자아추구의 과정을 담고있다. 그러나 로렌스는 여성의 자아실현 열망이 인습과 사회적 편견과 제약 때문에 기존 사회체제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전환기 여성의 고뇌를 부각시키면서도, 역설적으로 자아실현의 가능성은 여성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으로 확대하려는 여성자신의 노력과 책임(self-responsibility)에 달렸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백공작』에서 보여주는 여성의 자아실현 열망은 자아인식의 발아단계에 머물지만 남녀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포착 부각시킴으로서 다음작품에서 추구하는 남녀관계의 원칙에 기여하고 있다. 3대에 걸친 브랭겐 가(家)의 여성사를 다루고 있는 『무지개』에서 로렌스는 시대적, 사회적 변천에 따른 세대간 변화의 양상과 방향을 보여준다. 1세대에서 보여주는 균형있고 만족스런 남녀관계와 열망은 다음 세대의 기준이 되고있으나, 인습에 대한 견해나 태도는 세대간 큰 차이를 보여준다. 2세대와 3세대에서 보여주는 전통적 가장의 의미와 이브 창조에 대한 성서적 해석의 부정 그리고 미혼모의 위치를 당당히 수용하려는 확고한 의지 등은 가부장적 문화유산의 모순에 대한 지적이며 여성해방과 독립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로렌스는 여성의 속성은 물론 여성에게 인위적으로 지워진 현실적인 문제들을 파악하였으며, 여성이 인간답게 충만된 삶을 살아가는 방향과 방법을 작품을 통해서 제시하였다. 로렌스는 여성이 안이하고 자포자기적인 남성 의존적 생활태도에서 벗어나 여성의 고유성을 지키면서 주어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지적, 경제적, 사회적 참여와, 특히 성의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고 여성 스스로의 인생패턴을 만들 것을 주장하였다.